샤케드(שקד)

2023-04-09

376 탄일종이 땡땡땡(예배당 종소리)


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린다.~
저 깊고 깊은 산, 들, 오막살에도 탄일종이 울린다.~


깊고 깊은 산과 들, 그리고 오막살이 집에도 은은하게 들려오는 종소리...
깊은 숲 속에까지 은은하게 들려오는 아름다운 종소리를 연상하게 만든다.


탄일종은 어떤 소리일까?
어린 동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곡조였다.
집 뒤뜰에 놀고 있는 나에게, 경쾌하게 들려왔다.
아이들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신나게 불러 대었다.
담장 너머 가까이에서, 점점 멀어지는 아이들의 노랫소리...
"탄일종이 땡땡땡~"


꼬마 아이들 두셋이 함께 부르고 있었다.
그 맑고 경쾌한 노랫소리가, 나의 어린 동심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설레는 마음에 뛰쳐나가 함께 부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지만, 나가지 않았다.
그 아이들은 나보다 3세 정도 어린 동생들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 내 나이가 7세쯤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노랫소리는 아주 경쾌하고 감동이 살아있었다.


                        《탄일종 악보》


나의 동심은 깊은 사색에 잠기었다.
당시, 산 밑 외딴집 옆에는 작은 우물이 있었는데, 우물가 샘터에서 놀던 생각이 떠올랐다.
산 밑, 우물가 숲 속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연상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


숲 속 우물가에는 산새가 울고, 샘터에서 맑은 개울물이 흐른다.
맑고 깊은 숲 속에서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 동심은 깊은 숲 속으로 동화되어 갔다.
처음 느껴보는, 감동 깊은 곡조에 빠져든 것이다.


예배당은 약 10리쯤 떨어져 있는 초등학교 옆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때는 교회를 모르던 때였다.
내가 살던 동네는 작은 마을, 약 7~8 가구 정도 살던 고촌(孤村)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불교 가정이었다.
그곳에 간혹 꿀장수 아주머니가 다녀가곤 하였다.
꿀장수 아주머니는 깔끔하게 차린 옷맵시와 고운 얼굴의 젊은 아낙네였다.
가끔씩 찾아와 쌀, 그리고 아낙네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토종꿀과 교환하는 것을 보았다.


꼬마 아이들이 부르는 저 노래는 꿀장수 아주머니가 가르쳐 준 것이 분명했다.
꿀장수 아주머니는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복음을 함께 전한 것이다.
당시 시골엔 대부분 불교 가정들이었기에 예배당에 가자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동네 아이들을 불러 놓고, 동요와 같은 "탄일종" 노래를 가르쳐 준 것이다.


하나님은 나에게 꿀장수 아주머니를 통해, 하늘나라의 음성을 처음으로 들려주신 것이다.
처음 느껴보는 감동, 그리고 동심을 울리게 하는 곡조!
"탄일종이 땡땡땡~"이었다.


오늘은 "부활주일"이다.
필자는 현재 60대 중반을 넘기고 있다.
부활의 천국은 어떠한 심령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때 묻지 않은 동심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오늘날은 예배당 종소리를 들어볼 수 없는 문화가 되어버렸다.
어릴 적 동심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 그 감동의 시대가 살아져 버린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시대를 살았기에, 그 시절의 감동이 지금도 살아 숨 쉬는 것이다.


2023. 4. 9. 솨케드(שק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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